[책 리뷰]근데 영화 한 편 씹어먹어봤니_신왕국(간단한듯 범상치 않은 영어공부법)
정말 내용이 제목 그대로인 책입니다.
하지만 영화 한편을 독파하더라도 어떤 영화를 선택할지, 어떤 방식으로 파고들지, 어떤걸 중요하게 생각하면서 영화를 파야하는지에 대한 참고가 되는 책입니다. 글쓴이의 흔치 않은 학창시절의 자퇴이력과 기본기가 부족한 상태에서 시작됐던 과거 행태는 독자들에게 용기를 주면서 나도 할 수 있을것 같다는 생각이 들게 해줍니다.
제목 그대로의 내용을 책이 담고 있긴 하지만,
단순히 책 제목만 보고 "오, 그래. 영화 한편을 열심히 보고나면 영어를 잘하겠군. 알겠어." 하고 지나칠만한 내용은 아닙니다.
책에선 분명히 그 '방법'을 제시하고 있고, 글쓴이의 방식을 순수한 노력으로 따라하면서 영어 깨우치기를 시도해 볼 만합니다.
애니메이션 <라푼젤>로 시작
영화 한편을 열심히 파고들어서 영어를 배운다는 생각을 해 본 사람은 많을겁니다. 저도 그런 생각을 해봤고 만약 파고든다면 애니메이션보단 실제 사람이 나와서 연기하고 대화하는 영화가 낫겠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있습니다. 실제 사람의 대화니까 실전 영어와 표정,제스처 등을 배울 수 있을거란 생각이었는데 그 생각이 완전히 바뀐 부분입니다. 걷기 전에 뛰려고 했던것 같습니다. 아이들을 위해 정확한 발음으로 비속어 없이 이루어진 애니메이션으로 먼저 배우는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그 외에도 '애니-영화-CNN-연설' 등으로 연결시킨 영화를 통해 영어를 깨우치기 위한 로드맵을 제시해 준 부분도 유익했습니다.
애니메이션 <라푼젤>을 처음 보았을 때는 두달이 걸렸다가 다음 애니메이션들을 볼 때는 한 달이 좀 안걸렸습니다.
일반 영화로 넘어가서 <타이타닉>은 두달이 걸렸습니다.
두달... 한달.. 두달... 글쓴이는 담담하게 이야기하지만, 영화 단 3편을 보는데 하루 10시간씩 투자해서 총 다섯달이 걸렸다는 이야기입니다. 단순히 열심히 여러번 보는것을 넘어서 정말로 씹어먹을 정도로 공부하면서 봤다는 내용입니다.
모든 분들이 그렇게 하루 열 시간씩 영화 씹어먹기를 할 수는 없겠죠. 장기전을 계획해도 좋습니다.
중요한 것은 한두 시간씩, 그것도 힘들다면 단 30분씩이라도 매일매일 꾸준하게 하는 것입니다.
오우. 당연한 이야기지만 내가 못하고 있는 부분이라 그런지 더 와 닿은 내용이었습니다. 꾸준해야 된다는 거지요.
영어 듣기는 소리 파악과 의미 파악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소리 파악이란 영어 소리를 제대로 인식하는 것.
의미 파악이란 인식한 소리에 담긴 뜻을 이해하는 것.
한국 사람들이 영어 듣기가 안되는 이유는 소리에 있음이 분명합니다.(본인이 아는 소리로 맞추어 들리는 몬더그린 현상.)
막연하게 느끼던걸 설명으로 들으니 그동안 부족하던게 이거였구나 싶은 내용입니다.
과연 영어소리를 난 잘 들을수 있었던 걸까. 80% 정도는 이해한다고 생각했지만 왜 놓치는 20%에 대해 큰 고민을 하지 않았던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내 이야기를 하기에 앞서 남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는게 중요한데 간과했다는걸 알았습니다. 나를 표현하기에 앞서 상대방의 이야기를 제대로 놓치지 않고 이해하려는 노력이 부족했는데 그 부분을 잘 찝어낸 부분이었습니다.
영어의 본질은 발음이 아니라 강세 같은 소리에 있다는 사실.
리틀 대신 '리를', 로버트 대신 '롸벌트' 하면서 혀 굴리는거에만 치중했는데, 강세의 중요성을 새롭게 배웠습니다.
어쩐지... 엄청 굴리는것보다 현지인 더 잘 알아듣는 소리는 따로 있던데... '강세'를 놓치고 있었네요.
"그냥 그게 더 자연스러워."
"문법적으로 문제없는 것 같은데?"
"이상해. 미국 사람들은 그런 표현 안 써."
백번 공감한 부분입니다. 한국인이 한글을 사용할때 문법과 공식에 맞추면서 쓰지 않듯이 그냥 자연스럽게 말 나오는대로 쓰는게 맞는건데, 공식에 연연한 영어공부 방식의 폐해라고 생각합니다. 영화 씹어먹기를 통해 영어공식을 초월하는 자연스러운 영어문장들을 익히기를 기대합니다.
...
여기까지 꽤 도움이 되는 내용이 많긴 한데 책 뒤쪽의 무용담은 왜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싸움을 해서 자퇴까지 이르게 된 이야기가 딱히 자랑스러운 내용은 아니니 이만큼 막 살았지만 그 이후에 노력을 해서 괜찮아졌다는 의미로 독자들에게 용기를 주려는 큰 그림인건지. 책 분량을 채우기 위해 괜히 들어간 부분이 아닐까하는 생각도 듭니다. 싸움구경하는 마음으로 재미있게 읽기는 했습니다.
책을 다 읽고나서 마침 유튜브에서 애니메이션 '라푼젤'을 몇초 간격으로 끊어서 영어자막과 함께 반복학습이 가능한 형태로 올려둔 영상을 발견했습니다. 실제 실행이 중요하고 막상 꾸준하게 시작한지는 몇일되지 않았지만, 해볼수록 영어를 더 잘 듣고 잘 말할 수 있게 될것 같은 용기가 생깁니다. 이런 새로운 공부방식의 실행을 하게 해준 이 책과 작가에게 고맙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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