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리뷰]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_히가시노 게이고(감동스릴러라고 불러도 될까요)(스포있음)
스포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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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리소설 작가가 감동을 주는 소설을 쓰면 감동스릴러가 되는게 아닐까 합니다. 평화롭고 순조로운 내용이지만 어둡고 컴컴한 밤과 새벽을 배경으로 낡고 버려진 집에서 벌어지는 일들은 독자를 괜시리 긴장시키게 만듭니다. 수 많게 뿌려졌지만 자연스럽게 회수된 떡밥들과 한발 뒤늦게 등장하는 뒤통수 치는 사실들은 읽는 내내 그리고 읽고나서도 내가 읽은게 감동소설인지 스릴러인지 헷갈리게 만듭니다.
최근 영화화 소식을 듣고나서야 궁금증에 큰 기대없이 읽어봤지만 추천할만한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론 다른것보다도 작가의 떡밥회수하는 능력이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요즘 웹툰이나 소설을 보다보면 사람들이 떡밥회수 안했다고 불평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작품을 보고난 사람이라면 떡밥회수에 대한 눈높이는 확 올라갈거라고 생각합니다. 모든 상황이 의미 있었고 의미없는 행동에 조차 의미있는 답변이 돌아오고, 과거와 현재를 잇는 연계성은 물론 사람들간의 인간관계조차 모두 의미가 있었습니다. 하도 모든 이야기들이 환광원과 연결되다보니 제목을 '환광원의 기적'으로 바꿔야되는게 아닌가 싶었는데 그것마저도 이유가 있었구요.
개인적으로 기억에 남는 부분들 몇군데를 적어봅니다.
(파란글씨는 개인 생각입니다.)
"특별한 빛을 가진 사람은 반드시 누군가 알아봐준다. 스스로 잘 알면서도 지금껏 외면해온 사실이다. 단순히 아직 운이 없었을 뿐이라고 스스로를 위로해왔지만 특별한 재능이 있다면 운 따위는 별로 필요도 없을 것이다."
노력은 하지만 좀처럼 꿈을 이루지 못하고 있던 사람에게 직설적으로 능력부족이라고 꿈을 이루기 어려울것이라고 얘기하는 부분입니다. 일반적인 경우처럼 노력에 대해 포장하는 말은 아니라 잔인하게 들리지만 결국 사실인것 같아서 안타까운 문장입니다.
"사람과사람 사이의 인연이 끊기는 것은 뭔가 구체적인 이유가 있어서가 아니다. 아니, 표면적인 이유가 있었다고 해도 그것은 서로의 마음이 이미 단절된 뒤에 생겨난 것, 나중에 억지로 갖다 붙인 변명 같은 게 아닐까"
소설에서의 정황상으론 이미 상처입고 마음이 비뚤어진 상태에서 나오는 왜곡된 생각일수도 있는 부분이지만, 일리도 있는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음이 단절되기 까지의 상황들을 이유로 붙일수도 있긴 하겠지만, 마음이 끊기지 않은 상황이라면 어떻게든 인연이 될 이유도 만들 수 있을테니까요. 서로 잘 통한다고 생각하던 사이의 사람과 마음이 서로 단절되고 인연이 끊기는 상황까지 간다는건 참 무섭고 슬픈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온 가족이 같은 배에 타고 있기만 하면 함께 올바른 길로 돌아오는 것도 가능합니다."
"자신이 도망치는 바람에 우리 가족의 배는 갈 곳을 잃었던 것이다."
아무리 흔한 표현일지라도 '가족의 소중함'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항상 같이 있고 곁에 있어서 소중함을 잊기 쉽지만 절대 그 소중함을 잊어선 안될 공동체. 별거 아니란 생각으로 자신이 가족을 이탈함으로써 가족이라는 배가 전복돼버린다면 그 되돌릴 수 없는 슬픔은 얼마나 클까요. 항상 돌아갈 수 있다고 생각하던 그 공동체를 자신이 흩어버렸다는 죄책감은 쉽게 잊을 수 없을것 입니다. 가족이 같이 있는다는 것의 단순하지만 중요한 가치를 전달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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