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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주류 리뷰/Wine 와인

[와인 리뷰]바글리오 델 솔 메를로(멀롯) 시라 페우디 델 피시오토_이태리(비추)

by 순박한근로자 2018. 1. 4.

[와인 리뷰]바글리오 델 솔 메를로(멀롯) 시라 페우디 델 피시오토_이태리 (비추)

Baglio Del Sole Merlot-Syrah Feudi Del Pisciotto 2013


개인적으론 비추천합니다. 특히 와인을 많이 접해보지 않은 사람이라면 이 와인을 맛있다고 느끼기엔 어려울거라고 생각합니다.

'메를로 포도품종과 쉬라 포도품종의 독특한 조합으로서 원래 6만원인데 1만5천원에 할인하는거'라는 말에 혹했고 라벨이 예뻐서 사보게 됐습니다. 나중에 알게 됐지만 2가지 이상의 포도품종을 조합한 와인은 생각보다도 훨씬 많았습니다. 제가 몰랐을 뿐. 지금은 왜 할인폭이 그렇게 컸는지도 이해가 갑니다.

이 와인은 일단 제 입맛에는 잘 안맞는것 같습니다. 새콤달콤한 느낌이 아닌 '새콤새콤'하다 못해 약간은 떫은 맛입니다. 극한으로 드라이한 느낌과 새콤하고 스파이시한 맛이 침을 자아내면서 정신을 번쩍 들게 합니다. 풀바디(Full bodied wine)를 느껴보고 싶었지만 새콤 스파이시한 느낌에 정신없이 얻어맞다보면 바디감을 느껴 볼 새가 없습니다.


"시칠리아(Sicilia) 화산토의 영향을 받아 단단한 구조감과 복합적인 풍미를 기본적으로 지니고 있다"

이 와인에 대한 설명입니다. 복합적인 풍미는 확실히 보장합니다. 다만 '복합적'이라기보단 '복잡한' 풍미라는 표현이 더 어울릴것 같습니다. 화산토의 영향을 받았다는건 좀 이해가 갑니다. '화산맛', '혀를 화산이 감싸는 맛' 이라고 하면 그 복잡한 맛이 이해는 될것 같습니다. 시칠리아산 와인으로는 이걸 처음 접해봤습니다. 이태리 주요 와인산지가 아니라서 그런건지 이 와인이 안 맞아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한동안 시칠리아 와인은 걸러야겠습니다.


IGT 등급

Indicazione Geografica Tipica. '지역특산 지정' 와인입니다. '지역특산물'이란 의미로 그 지역의 특산음식이나 특산물에 조화가 잘 되는 포도주입니다. 시칠리아 음식과는 잘 조합이 된다는 말입니다. 별로라고 생각한 와인이 DOC 나 DOCG 가 아니라서 괜히 다행스러운 기분이 듭니다.

( DOCG > DOC > IGT > Vdt ) 


와이너리: 페우디 델 피시오토(Feudi Del Pisciotto)

 2007년에 설립된 페우디 델 피시오토는 시칠리아에서 디자이너들과 손잡고 디자이너 각각의 개성들을 와인과 레이블에 표현하였다고 합니다. 역사가 깊은 와이너리는 아니네요. 어쩐지 와인 레이블은 참 예쁘더라. 이런 이유 때문인지 와이너리 이름으로 검색을 하면 관련 검색어로 디자이너 이름들이 같이 나옵니다. 여기서 생산된 다른 와인들도 레이블은 참 예쁩니다.  레이블 디자인에 투자하느라 실제 내용물인 와인에는 신경을 덜 쓴게 아닐까 추측합니다. 시칠리아 산지 문제가 아니고 와이너리의 문제일수도 있다는 생각에 뭔가 희망(?)이 생깁니다.

혹시 품종을 섞은 맛이 나랑 안맞는건 아닐까도 싶어서 섞었다는 두가지 품종에 대해 찾아봤습니다.

■ 멀롯/메를로(Merlot)

카베르네 소비뇽보다 타닌맛이 적어 부드럽고 달콤한편이며, 떫은맛은 덜하다. 산도도 낮아서 편안하게 마시기 좋다.


■ 시라/ 쉬라즈(Syrah)

카베르네 소비뇽보다 타닌맛이 많아 숙성이 오래 걸리며, 색이 진하고 향이 은은하며 텁텁하지만 후추향 같은 스파이시한 맛과 산도가 좀 더 강하고 야생 가죽냄새도 나는듯 하다.


후추향에 야생 가죽냄새라고 표현한 시라라서 그랬던걸까... 라는 생각도 잠깐 해봤지만,

바로 얼마 뒤에 메를로-시라 조합의 잘 맞는 와인들을 만남으로써 그런 생각은 접게 됐습니다.


시칠리아 와인, 또는 페우디 델 피시오토의 와인은 일단 거르고 보는걸로 정리합니다.

이상입니다.